일상

한 끝 차이 - 마치 자전거타기

호상박 2024. 3. 26. 00:35

며칠 전, 재미난 장면을 보게 되어 사진을 한 장 찍었다.

금연권장지역 vs 흡연권장지역

이 안내판은 '금연권장지역'일까? '흡연권장지역'일까? 하필 구멍도 저기에 뚫려서 배로 더 헷갈린다.

 

교회에서 세운 안내판이니 당연히 '금연권장지역'이다. vs 교회에 담배연기가 들어오니 여기서 필 수 있도록 지정해둔 '흡연권장지역'이다.

 

사진으로 이 답을 알 수 있을까?

 

-

 

우리는 가끔 상황에 맞춰 스스로 결론을 내리곤 한다.

허나 본인의 판단이 틀릴 경우 "아님 말고"를 시전하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아니면 목소리를 키우던가.

사람들이 그러는 이유는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겠나.

남들 앞에서 창피 당하고 싶지 않고, 틀렸다고 지적 당하고 싶지 않은 방어기제가 발생하는 거겠지.

 

나는 그래서 빠르게 '인정'하는 습관을 들였다.

"그래, 내가 틀렸구나"

충분히 창피하고 민망하지만, 사실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연습이다.

그래야 감정에서 벗어나 빠르게 현실로 돌아올 수 있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만들어 낼 수 있을테니까.

 

-

 

저 사진을 본 누군가는 정답 찾기에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 더 이상 궁금하지 않다. 궁금해서 두 눈으로 보고 확인하고 왔으니까.

 

이제는 누군가 내게 강요하고, 설득한다해서 흔들리지 않는다.

반대로 내가 누군가에게 강요하고, 설득하지도 않으려고 한다.

 

두 눈으로 직접 바라보고, 두 귀로 직접 들으려 한다.

나의 모든 선택은 내 두 손에 온전히 책임이 있다.

 

 

오늘의 나는, 날이 좋아서 자전거를 탈 뿐이지, 어딜 가기 위해 자전거를 타는게 아니다.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게 왼쪽, 오른쪽 핸들을 돌려가면서.

그 목적지로 향하게 하는 건 내 두 손과 두 발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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